만무방, 땡볕, 금(金) 따는 콩밭
고전은 왜 읽어야 하는가? 학과 공부에 시달려서인지 요즘 학생들은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다. 성인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2013년 문체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의 연평균 독서량은 32.3권이고,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이다. 통계만 보자면 참담할 정도다. 우리의 독서 현실이 이렇다 보니 문학, 특히 고전의 효용성이 지금도 지속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문학의 종언을 고한 바도 있었다.고전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고 널리 인정받은 걸작들을 말한다. 고전은 개인에게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삶을 구제해주는 역할을 했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삶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게 되고, 올바른 가치관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얻게 된다. 그래서 고전이란 보편성의 다른 이름과 마찬가지이고, 늘 새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에게는 고전을 후손들에게 전해야 할 의무가 있는 셈이다.[수록 작품들 소개] 〈만무방〉은 뜨내기 소작농인 두 형제의 삶을 통해, 1930년대 식민지 치하 농촌이 처한 모순된 상황과 농민의 궁핍한 생활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땡볕〉은 빈곤 때문에 도시로 떠나온 농민 부부의 절망적 삶을 그린 작품이다. 병든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면 병도 고치고 월급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믿을 만큼 남편은 세상 물정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어도 서로를 걱정하는 부부의 모습은 아주 인간적이다.〈금(金) 따는 콩밭〉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간의 탐욕과 그 허망한 결말을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주인공 부부가 일확천금을 꿈꾸게 된 데에는 1930년대 농촌 사회의 궁핍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이 작품은 잘 보여준다.
1908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고독과 빈곤 속에서 우울하게 자랐다. 고향을 떠나 열두 살 때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하였고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그만두었다. 1930년 늑막염을 앓기 시작한 이래 평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다. 유명한 명창이자 기생인 박녹주를 짝사랑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의에 빠진 김유정은 고향인 춘천 실레 마을에 금병의숙錦屛義塾을 세워 불우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1935년 이무영, 이상, 정지용 등이 속한 순수문예 단체인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고, 같은 해 , [조선일보]에 , [소낙비], , [중외일보]에 , [노다지]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짧은 문단 생활 중에도 김유정은 병과 가난과 싸우면서 30여 편의 단편을 남기고, 1937년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누나 집에서 결핵과 늑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금따는 콩밭], [봄봄][따라지], [두꺼비], [동백꽃], [땡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