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신부의 동심 : 수상한 발소리
책 속 한 구절“이번 사건도 검은 옷을 입은 명백히 비극적인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부는 의아해하며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대령을 보며 계속 말했다.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검은 색 정장 상의입니다. 《햄릿》에서처럼 이 검은색 상의에 쓸데없는 장식들이 있었던 겁니다. 이를테면 당신들의 상의처럼 말이죠.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서 죽어 있던 웨이터가 그렇고 테이블을 치우면서 여러분의 은제 식기를 가지고 홀연히 사라졌던 그 알 수 없는 손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더 철저히 계획된 모든 범죄는 결국 범죄 자체는 절대 불가사의하지 않다는 아주 간단한 어떤 사실에 기반을 두고 일어납니다. 불가사의하다고 믿는 마음 때문에 범죄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범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대범하고 교묘하면서 보통의 범죄에 비해 엄청난 횡재를 가져다 줄 이번 범죄는 사실 신사분의 정장이 웨이터복과 같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에 착안한 거랍니다. 그 다음은 다 연기만 했을 뿐이죠. 그것도 아주 그럴듯하게 말이죠.”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영국 작가 중 하나다. 다양한 저널리즘, 철학, 시집, 전기, 가톨릭 문필, 판타지와 탐정소설 등을 다작했다. 호탕한 성격과 육중한 체구의 소유자로도 유명하다. 187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슬레이드 아트 스쿨에서 미술을 공부하였으나 이후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미술평론가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수백 편의 시, 다섯 편의 희곡, 다섯 권의 장편소설을 비롯하여 약 200편의 단편소설들을 발표했다.
1910년까지 발표한 작품은 크게 3종류로 분류된다. 첫번째 부류는 대개 신문·잡지에 발표한 방대한 양의 사회비평인데, 이 글들은 [피고], [12가지 유형], [이단자들]로 엮어져 나왔다. 두번째 부류는 문학비평이다. [로버트 브라우닝론(論)]에 뒤이어 [찰스 디킨스론], [찰스 디킨스의 작품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썼는데, 이 2권의 디킨스론은 개개의 소설에 부치는 서문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세번째 부류는 신학과 종교논쟁이다. 1922년 성공회에서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한 그는 그 전에도 [정통 신앙 Orthodoxy] 등의 책에서 그리스도교를 다루긴 했으나, 개종 뒤에 한층 날카로운 논쟁의 글을 썼다. [가톨릭 교회와 개종], <지 케이스 위클리(G. K.\'s Weekly)>지에 발표한 글, \'공언(公言)과 부정\'에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창조한 캐릭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브라운 신부\'. 브라운 신부는 연작 [브라운 신부의 결백 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 [지혜 The Wisdom](1914), [불신 The Incredulity](1926), [비밀 The Secret](1927), [브라운 신부의 추문 The Scandal of Father Brown](1935)에 등장하였다. 실제 모델은 친구인 존 오코너 신부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