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에 박힌 가시 2권 (완결)
이사야는 낙마 사고 이후 깨어나지 못하는 동안 긴 꿈을 꾸었다.
그 꿈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거의 매일 그녀의 마지막을 꿈에서 보았다.
[저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나 폐하께서는 이곳에 계시면 살아남을 방도가 없습니다. 가세요.]
미소를 지었던 것 같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가.
단언컨대 그는 한나 이엘을 사랑하지 않았다.
꿈으로 인해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뿐이다.
권력도 재력도 다 가졌으며 앞으로는 이 나라도 가질 자신이 대체 왜 널리고 널린 그런 가문의 여자를 사랑한단 말인가.
웃기지도 않는 소리였다.
“웃어 봐.”
“네?”
“웃어 보라고.”
한나가 머뭇거리다 입가를 조금 올려 보았다.
꿈속에서 그녀가 저렇게 웃었던가. 표정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매일 꾸는 꿈인데도 말이다.
“내게 웃으면서 ‘가세요’라고 해 봐.”
이사야는 언제나 칼자루를 쥔 사람이었다. 그가 거스를 것은 없었다.
“가세요.”
어색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한나의 얼굴에 희미하게 걸렸다가 사라졌다. 그 순간 무언가 이사야를 내리친 것 같았다.
생각을 하고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그저 오랫동안 너무나 하고 싶었던 말이 이 괴이한 상황을 틈타 폭발하듯 튀어나오고 만 것이었다.
“안 가. 절대로.”
네가 죽을 것을 알았다면 나는 떠났을까?
떠났을지도 모르지. 그때에는. 그 꿈속에서는.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황자 전하?”
“……돌아가도 좋아.”
최근 그가 미친 것이 분명했다.
이 모든 것은 그 빌어먹을 꿈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lovej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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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손가락 끝에 박힌 가시>
10. 혼인식 (2)
11. 황제의 서거
12. 즉위식
13. 가시덤불 숲을 지나서
외전 1. 그 꿈속에서(릴리아나 펜들턴 이야기)
외전 2. 이사야 R. 스펜서
외전 3. 이엘 영애의 곤란한 요즘
외전 4.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