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단편소설선 07 유앵기
줄거리: 성눌은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선조의 산맥을 찾았다. 한때 각혈이 심해지자 친구들이 과일꾸러미를 들고 찾아와서 전지 요양을 권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그에게는 돈이라고는 한 푼도 없었고, 충고하는 그들의 우정이란 결국 자기들을 위한 체면치레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죽어가는 성눌을 구해준 것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 어려서는 전답을 팔아 공부를 시켜주던 아버지가, 이번에는 끼니를 굶어가면서 안 하던 농사일을 직접 하면서 병을 고쳐 준 것이다. 투병에서 이겨냈다고 친구들은 그를 위한 축하연을 베풀어준다. 그러나 만일 자기가 죽었다면 축하연 아닌 조전(弔電)이나 전문으로 바뀌었을 우정이라 생각하는 그였다. 환멸을 느낀 성눌은 산막으로 들어와 산지기 딸 얌전이에게 청혼했으나 거절당한다. 얌전이는 물이요, 성눌은 기름이라는 것이다. 아버지를 도우려는 그에게 삯일을 시켜 주는 이가 없다. 친구들의 주선으로 다시 서울에 와서 술을 마시고 나오다 깡패에게 얻어맞고 쓰러진다. 친구들은 귤꾸러미를 들고 병원으로 찾아왔다. 그들이 꾸민 회사에 성눌이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작품설명: 1937년 <조광>지에 발표한 문제의 단편소설. 작품은 현실의 직반영(直反映)이 아니라 오직 아름답게 꾸미는 허구적인 것이라는 자각을 보여준 전환적(轉換的)인 작품이다.
지은이 계용묵(桂鎔默, 1904~1961)
본명 하태용. 1904년 9월 8일 평북 선천(宣川)에서 태어났다. 1919년 삼봉 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중정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조부의 반대로 낙향했다. 1924년 다시 상경하여 휘문고보에서 수학하였으며, 1928년 일본에 건너가 토오요 대학에서 수학했다.
1920년 <소년>지 새소리에서 [글방이 깨어져]가 2등으로 당선되었으며, 1925년 생장 현상 문예시 [부처님, 검님 봄이 왔네]가 당선되기도 했다. 1922년 단편 [상환(相換)]을 <조선문단>에 발표하면도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1927년 <조선문단>에 단편 [최서방]이 당선되면서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계용묵의 초기 작품의 성향은 현실적이고 경향적(傾向的)인 작품 [최서방], [인두지주] 등을 발표했으나, 이후 약 10여 년 동안을 절필한다. 1935년 <조선문단>에 인간의 애욕과 물욕을 그린 작품 [백치 아다다]를 발표하면서부터 순수 문학을 지향하는 일관된 작품 경향을 유지했다. 해방 후 단편 [별을 헨다], [바람은 그냥 불고], [금단], [이불] 등의 압축된 정교미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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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계용묵
작품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