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타임즈 J - 두억시니 전설 1
“그래 그동안 잘 지낸 거야? 아 살아있으니까 잘 지냈겠지?”
“살아는 있었죠. 살아만 있었죠. 오늘 이렇게 불러내지만 않았으면 더 잘 살아만 있었겠죠?”
“뭐 계약은 잘 이행되고 있는 것 같네?”
그녀가 턱을 고인 채로 나를 보며 윙크했고, 그것을 본 나는 속으로 (인정하긴 싫지만) 심장의 뛰는 간격이 좁아지기 시작한다. 마땅찮아야 하고, 마땅찮기로 했던 그녀가 예뻐 보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앞에 앉아 있는 여인은 스스로가 자랑하고 다니는 것이 충분히 정당화 될 정도로 훌륭한 미모를 가지고 있다. 요컨대, 꽤나 미인이다. 희고 깨끗한 피부에 살짝 어깨에 닿는 깔끔하고 정갈한 머릿결, 모델처럼 마르지 않았으면서도 날씬함을 유지한 채 볼륨감을 겸비한 몸매…. 가만 있자. 말하다보니 이거 거의 찬양 아닌가? 그만하자. 내가 그녀를 마땅찮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와 나는 을사조약보다 더 가당찮은 계약을 바탕으로 시작된 관계였기 때문이다. 옛날 얘기를 해볼까? 일 년 전 '그날', 그녀가 자신을 ‘29살의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라 소개하며 나와 한 구두계약의 내용은 이렇다.
- 본문 중에서
저자 : 이욱호
이욱호
1986년 생.
학생시절, 독서는 좋아하지만 공부는 싫어했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계산하는 것은 싫어했다.
스스로가 <만년소년>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 지금도 다양한 경험과 취미를 갖으려 노력하고 있다.
주변으로부터 <괴짜>라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으며, 스스로도 그 별명을 매우 소중해 한다.
남들과 다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남들에게 부정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한다.
<작가>라는 직업과 <작품>이라는 탄생물을 평생의 숙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터넷 웹진에서 기자활동을 하다 잠시 쉬던 중, ‘내가 재미있고, 보는 사람도 재미있는 작품’을 써보자는 생각에, 대학시절 습작했던 퀴퀴한 공상덩어리를 꺼내 들고 나섰다.
현재는 지역 주간지의 정치, 사회부 기자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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