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 141: 님의 침묵
만해의 시는 주요한, 김억 등을 통하여 모색, 실험된 한국 현대시의 수준을, 그 형태와 시정신 면에서 한 단계 올려놓은 공적을 남겼다. 특히 만해는 불교적 사유와 상상력에 기초하여 우리 시의 전통에서 부족했던 형이상학적 깊이를 시에 더해 주었다.
"님의 침묵" 작품 분석
전 10행의 산문율을 지닌 시로 종결 어미는 모두 경어체를 차용하여 여성 어조를 띰으로써, 애절한 사랑의 정감이 더욱 깊게 느껴지는 작품인데 각 행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기로 한다.
1행은 님이 떠나갔다는 현실 인식에서 시작된다. 님이 갔다는 사실은 화자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는 것이 반복을 통해 토로되며, 직설적 진술에서도 그 충격의 크기를 짐작하게 된다.
2행은 님이 떠날 때의 상황을 제시한다. '푸른 산빛'과 '단풍나무 숲'의 대조에서 절망에 빠진 화자의 심정이 잘 드러난다. '푸른 산빛'이 여름과 무성함을 표상한다면 '단풍나무 숲'은 가을과 쓸쓸함을 표상한다. 그러하다면 푸른 산빛의 계절은 나와 님과의 사랑이 충만하던 시절이 되며, 단풍나무 숲의 계절은 헤어짐의 쓸쓸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한 쓸쓸한 공간으로 나 있는 작은 길을 걸어서 님이 떠났다는 사실이다. 극화된 헤어짐의 장면이다. 멀리 사라져 가는 길이 주는 소멸감은 님을 떠나 보낸 화자의 상실감을 드러낸다.
또 그런 길을 '참아' 떨치고 갔다는 사실에서 사랑의 파탄이 사랑 자체의 파탄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참아'는 중의적이다. 부사 '차마'와 인내의 뜻 '참아'가 결합되어 있다. 차마 어쩔 수 없이 님이 떠나갔을 수도 있고, 아픔을 꾹 참고 떠났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결국 우리의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깨어질 수밖에 없었음이 분명해진다.
3행은 계속되는 절망감의 표출이다. 님과 나의 맹서가 깨어지고 만 슬픔의 크기를 광물 이미지로 포착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황금의 꽃'이라는 은유는 광물과 식물의 결합에서, 부드럽고 아름답지만 견고하고 변하지
저자 : 한용운
한용운(韓龍雲, 1879년 8월 29일(음력 7월 12일) ~ 1944년 6월 29일(음력 5월 9일))은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 한국의 시인, 불교 승려, 독립 운동가이자 작가, 언론인이다. 본관은 청주(淸州)이고, 호는 만해(萬海 또는 卍海)이다.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저항 시인이었으며 불교 언론 활동, 교육 활동을 하였다. 종래의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고 불교의 현실참여를 주장하였다. 3·1 만세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이다.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추가보완하였다.[1] 또한 옥중에서 '조선 독립의 서'(朝鮮獨立의 書)를 지어 독립과 자유를 주장하였다.
1910년에 일본이 주장하는 한일불교동맹을 반대철폐하고 이회영, 박은식, 김동삼 등의 지사(志士)들을 만나서 독립운동을 협의하였다. 1918년 11월부터는 불교 잡지인 《유심》을 발행하였고 1919년 3월에는 3.1 만세 운동 당시 독립선언을 하여 체포, 3년간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풀려났다. 1920년대에는 대처승 운동을 주도하여 중에게도 결혼할 자격, 결혼할 권리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1926년 시집《님의 침묵》(任-沈默)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섰고,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 언론활동에 참여하였다. 1927년 2월부터는 신간회에 참여하여 중앙집행위원과 이듬해 신간회 경성지부장을 지냈다.
1918년 유심에 발표한 시들과 1926년 님의 침묵 등의 시를 발표하였다. 님의 침묵에서는 기존의 시와, 시조의 형식을 깬 산문시 형태로 시를 썼다. 소설가로도 활동하여 1930년대부터는 장편소설 《흑풍》(黑風), 《후회》, 《박명》(薄命), 단편소설 《죽음》등을 비롯한 몇편의 장편, 단편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1931년 김법린 등과 청년승려비밀결사체인 만당(卍黨)을 조직하고 당수가 되었으나 1937년 불교관계 항일단체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로 체포되었다가 풀려났다. 저서로는 시집 《님의 침묵》을 비롯하여 《조선불교유신론》, 《불교대전》, 《십현담주해》, 《불
판권 페이지
군말
차례
님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