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예약하세요. 2
나는 아직도 그 남자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을이라는 이름의 엄숙한 시를 읊던 그 사람. 찬바람이 불면 문득 떠오르는 그 사람. 가을이면 어김없이 돋아나는 상처의 쓰라림.
바로 오늘 낮에 그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우지선 씨?”
변함없는 목소리로 그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느닷없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것은 대단한 놀라움이었고 반가움이기도 했다. 그리고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짙푸른 그리움이기도 하였다. 애써 잘 정리해 두었던 그리움의 커튼이 한순간에 와락 젖혀지는 듯한, 눈물겨운 느낌의 순간이었다.
“아… 오랜만이에요.”
“나를 기억하겠니? 내 목소리를?”
저자 : 노은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여고와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0년 동양방송 장편소설 모집에 『키 작은 코스모스』가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마지막 사랑』, 『물망초』, 『이슬비』, 『실연』, 『기억의 상처』,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등의 장편소설과 『내 사랑 별아에게』, 『여백 가득히 사랑을』 등의 수필집을 냈다. 현재는 자양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2부 - 미스터 렌즈 2
6. 미스터 렌즈
7. 소나기 때문
8. 나의 반쪽
9. 추억 만들기
3부 - 추억의 시계 1
1. 언니는 멋쟁이
2. 그 남자의 미소
3. 봄비
4. 사랑 한 그루
5. 음치와 꾀꼬리
6. 사랑의 선물
7. 신혼의 꿈
8. 아, 얄미운 사람
9, 헤이 쥬드
10. 선물
11. 추억의 시계
12. 미안 미안해
13. 사랑의 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