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단편소설선 13 산협
1941년 5월 <<춘추>>(4호)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 작품이다.
혹자는 이효석의 작품 중 <메밀꽃 필 무렵> <개살구> 산협을 묶어 '영서 삼부작"이라고 한다. 이효석의 고향인 강원도 평창을 중심으로 영서지방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일컫는 말이다.
이 세 소설에는 공통적인 주제가 있다. 고향과 핏줄과 근대화를 수용하지 못한 전통적인 생활방식, 그리고 일제의 사상탄압과 위선적 문화정책이 시작되던 시기라는 점이 공통점이며, 이효석의 말년에 해당되는 작품들이다.
<산협>은 근대화의 바람과는 전혀 무관하게 살아가는 두메 산골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주 땅 문막에서 삼백 리나 떨어져 있고 양구덤이를 넘고 횡성 벌판을 지나 더딕 소를 몰고 꼬박 나흘이나 걸리는 산중 말이다. 이 마을은 여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한 일부다처제가 공공연하게 인정되는 사회, 즉 1930~40년대 초반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불륜까지 마다 않는 고향이라도 작가 이효석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었을까?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개화의 물을 먹은 원주집을 전근대적 문화에 적응시키지 못하고 다시 전남편에게 뺏겨버리는 장면에서 지은이 이효석이 그리는 고향과 그 고향에 대한 열망을 나름 짐작할 수 있다.
갈래: 단편소설
배경: 어느 산골 마을
성격: 토속적 전통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핏줄을 둘러싼 한 가정의 비극
줄거리: 공재도는 할아버지 때부터 물려온 재산을 잘 관리하여 부자로 살고 있다. 그러나 부인인 송씨에게서 자식을 얻지 못한다. 자신의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재도는 소금을 사러 갔다가 소를 팔고 대신 대장장이의 아내를 사서 첩으로 삼는다. 첩에게 태기가 있으나 그 아이는 대장장이의 아이임이 밝혀지고 재도는 낙심한다. 설상가상으로 송씨와도 불화를 겪게 되는 재도는 그 다음해 다시 소를 몰고 소금을 사러 떠난다.
이효석(李孝石, 1907.02.23~1942.05.25)
일제강점기 작가, 언론인, 수필가, 시인
호는 가산(可山)
강원 평창(平昌) 출생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에서 일남삼녀 중 장남으로 출생
1914년 평창공립학교 입학
1920년 평창보통학교 졸업, 경성제일고보(현 경기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체호프 등의 러시아 소설을 탐독하면서 1년 선배인 유진오와 교우관계를 가졌다.
1925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시 <봄이> 선외가작(選外佳作)으로 뽑힘
1928년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교) 재학 중 단편 <도시와 유령>(<<조선지광>>) 발표. 경향파의 동반작가로 활약
1929년 동반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우> 발표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 졸업. <노령근해(露嶺近海)> <상륙(上陸)> <북국사신(北國私信)> <깨뜨려지는 홍등> <마작철학> 등 발표
1931년 이경원과 결혼. 단편집 <<노령근해>>를 발표
1933년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여 순수문학의 방향을 더욱 분명히 하였고, <돈> <수탉> 등을 발표
1934년 평양에 있는 숭실전문학교 교수로 취임 후, <산> <들>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묘사한 작품을 발표했다.
1935년 단편 <계절>, 중편 <성화> 발표
1936년 <모밀꽃 필 무렵> <인간산문> <분녀> <석류(?榴)> 등 발표
1937년 <성찬(聖餐)> <개살구> 등 발표
1938년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등 발표
1939년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하였으며, 장편 <<화분(花粉)>>, 단편 <향수> <황제> <여수(旅愁)> 등 발표
1940년 부인 이경원과 사별하였으며, 차녀 영주를 잃음. 장편 <<창공>>을 연재, 장편 <<벽공무한(碧空無限)>>을 집필
1941년 장편 <<벽공무한(碧空無限)>> <<산협>> 출간
1942년(36세) 5월 25일 뇌막염으로 사망(부친에 의해 평창군 진부면에 부인 이경원과 함께 안장되었다)
1943년 유고 단편 <만포>, <황제> 발표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소설가. 장편 <<화분(花粉)>>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단편소설작가이다.
***이효석의 초기 작품은 경향문학(傾向文學)의 성격이 짙은 <노령근해(露嶺近海)> <상륙(上陸)> <북국사신(北國私信)> 등으로 대표된다.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기 시작한 1932년경부터 초기의 경향문학적 요소를 탈피하고 그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는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하여 향토적 이국적 성적 모티프를 중심으로 한 특이한 작품세계를 시적 문체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오리온과 능금>(1932), <돈(豚)>(1933), <수탉>(1933) 등을 들 수 있다.
이효석은 프로문학의 전반적인 퇴조와 함께 1933년 이무영 유치진 정지용 이상 김기림 이태준 등과 순수문학을 표방한 구인회를 결성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한다. 즉 <돈(豚)>(1933)을 분수령으로 하여 그는 경향성을 버리고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에로티시즘의 세계로 몰입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향의 작품에는 <분녀> <산> <들> <메밀꽃 필 무렵> <석류> <화분> 등이 있다.
이효석에게 1936~1940년 무렵은 작품활동이 절정에 달하였을 때이다. 해마다 10여 편의 단편과 많은 산문을 발표하였으며, <<화분(花粉)>>(1939) <<벽공무한(碧空無限)>>(1940) 등의 장편도 이때 집필된 것이다. <모밀꽃 필 무렵>(1936) <석류>(1936) <성찬(聖餐)>(1937) <개살구>(1937) <장미 병들다>(1938) <해바라기>(1938) <황제>(1939) <여수(旅愁)>(1939) 같은 대표적 단편들이 거의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학창시절부터 체호프(Chekhov. A)에 탐닉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이효석은 이 같은 외국문학의 영향을 적절히 소화하여 자기 나름대로의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작가다. 자연이나 인생을 바라보는 문학관은 싱그(Synge, J. M.)나 로렌스(Lawrence, D. H.) 등의 영향 받았으며, 표현이나 구성의 기법면에서는 체호프와 맨스필드(Mansfield, K.)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효석의 작품세계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 마디로 향수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안으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밖으로는 이국(異國), 특히 유럽에 대한 동경으로 나타나고 있다.
덧붙이자면 전자는 <모밀꽃 필 무렵>처럼 고향의 산천을 무대로 한 향토적 정서표현으로, <들> <분녀> 등에서 보듯이 근원적으로 인간 자체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에덴적인 것을 추구하는 원초적 에로티시즘(primitive eroticism)으로 표현된다. 후자는 서구적인 것에 대한 동경으로 현대문명과 자유를 갈망하는 지향에서 형성된 엑조티시즘(exoticism)으로 이 같은 동경의 세계를 서정적 문체로 승화시켜 특유의 작품세계를 형성하
산협
작품해설
지은이 이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