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
★2016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어른이지만 왠지 모르게 여전히 장난감에 끌리고 있다면
오늘날 장난감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장난감들은 그저 지나간 시간의 향수 때문에, 멋진 워너비를 곁에 두고 싶어서,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의 도구라는 이유만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일까? 혹시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이 장난감들이 지닌 무언가의 이끌림의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 사람들은 현대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신화가 가지는 비과학적 속성에 열광한다. 신화의 DNA는 대척점에 있는 과학의 발달을 기반으로 더욱 활발히 번식을 시도한다. 그래서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의 손이 가고 눈이 갔던 장난감이 혹시 우리 안에 자리한 신화DNA를 잠 깨우며 호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신화DNA가 우리를 장난감으로 이끄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어른이여도 여전히 우린 장난감을 좋아해
어린 시절 우리가 재밌게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놀이는 정말로 무궁무진했다. 침대 옆에 뒀던 곰 인형, 모래로 음식을 만들었던 소꿉놀이 장난감, 열심히 조립하고 분해하며 나만의 세계를 만들었던 레고, 예쁜 옷을 입혀주며 친구와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바비 인형, 어른들 몰래 했던 불장난까지. 지금 생각하면 다소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만큼은 그렇게 놀던 하루하루가 특별했고, 신이 났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그때 그 시절과 모습이 많이 변했다고 해도, 장난감에 대한 애정을 품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실 어린 시절의 장난감은 아이들의 놀이를 위한 도구만으로 보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키덜트를 자청하는 박규상 저자는 인문학적 시선을 통해 ‘장난감’과 ‘신화’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새로운 통찰을 시도한다.
인문학적 사고로 살펴보는 장난감과 신화 사이의 연결고리 찾기!
한 예로 여전히 우리에게 친근한 장난감 아이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테디베어’와 같은 곰돌이 캐릭터이다. 이 곰돌이 캐릭터는 옷과 신발, 인형, 인테리어 소품 등 우리의 일상에 그 어떤 동물 캐릭터보다 다양하게 존재한다. 저자는 우리의 실제 삶에서 거리가 있는 ‘곰’이라는 동물의 어떠한 특성 때문에 우리가 이 동물을 가깝게 느끼고 애정을 갖는지를 신화를 통해 파헤친다.
장난감이나 신화를 주제로 한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장난감과 고대신화를 엮어서 인간의 본성적인 특징을 드러낸 책은 찾기 어렵다. 우리에게 친숙한 장난감과 놀이에 대해 풀어쓰면서 신화와 연결 짓기 때문에 독자가 더욱 쉽고 재미있게 책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신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고대신화를 다루고 있어, 다양한 신화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류의 보편적인 특성에 대한 통찰도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
저자 박규상
장난감은 잊어버리고 살아오다가 가장이 되고 나서 문득 만화에 빠지면서 덕후의 세계를 접한 대한민국 남성. 박물관과 미술관을 순회하는 취미가 우연하게도 다시 장난감에 대한 욕망을 깨우쳐주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도쿄(東京)대학에서 사회정보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삼성생명, 삼성금융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장난감 박물관 토이키노’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칙한 콘텐츠 인문학》,《욕망하는 집》,《1% 비주얼 씽킹》,《처음 쓰는 논문 쓰기》,《중고등학생을 위한 처음 쓰는 소논문 쓰기》,《15분 발표 심리》,《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마음》,《디지털사회의 편성원리》가 있으며, 번역서로는 《노인이 말하지 않는 것들》,《시니어 마케팅》,《치매와 마주하기》 등이 있다.
Part 01.
내 안에 있는 모성을 찾아서 : 베어브릭
곰, 넌 왜 이렇게 귀여운 거니?
역시 최고의 곰돌이는 테디베어!
호랑이, 너도 신화적 희생양이야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다니!
신과 인간의 중간자적 존재로서의 웅녀
신화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 변신력
곰여인의 슬픈 곰나루 전설
여성성 원리의 상징인 곰
곰은 인간과 자연의 매개자
베어브릭, 나의 소원을 들어줘
Part 02.
부수고 만드는 건 창조자의 권리다 : 레고
레고는 조립한 사람이 분해해야 한다고?
난 지금 창조주가 된 거라고요!
어허, 감히 창조주의 뜻을 네가 알랴?
부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세상 모든 곳에 물은 넘쳐흘렀다
나도 물인데, 너도 물이니?
매일 세수하듯 세상이 깨끗해지길
풍요와 재해의 두 얼굴인 물
해체하여 새로이 만들어내다
‘따로 또 같이’의 실천
너를 자르니 세상이 만들어졌다. 거인이여
해체와 분할과 창조의 삼위일체
파괴의 미학, 레고의 무한 창조
Part 03.
이름을 부르자 존재가 되었다 : 소꿉장난과 피규어
난 엄마, 넌 아빠, 그리고 넌 아들!
이름을 잊으면 너 자신도 사라져
이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최고신
이름만 몰랐어도 개고생은 안했을 텐데
김춘수 시인도 신화적 사고방식을 했다고?
야훼도 소환마법으로 천지창조를?
신의 말만으로도 창조는 충분했다지 말입니다
그래도 인간을 창조할 땐 좀 달라야 하지 않았을까?
찰흙 좀 만져본 사람이라면 알거야, 창조의 기분을
인간, 신을 흉내 내 흙으로 자신을 빚다
병마총에서 피규어를 생각해보다
장난감이라 하기엔 너무 커버린 너
그대 신이 되고 싶지 않은가
Part 04.
악마와 신의 사이에서 : 뱀주사위놀이
쉿! 저리가! 이놈의 뱀
TV에도 출연했다네, 뱀주사위놀이
나도 모르게 차별을 배워버렸다
메두사가 뭘 했다고
아테나 여신은 질투의 끝판왕?
신의 미움을 산 자, 공포의 대상이 되리니
서열의 금기를 깨면 공포가 시작된다
뱀은 악마가 확실합니다!
악마의 전형을 보여준 티폰
나의 유혹에 당할 자 있으랴
악마의 힘은 욕망을 부추기는 속삭임에서
유혹의 카사노바에서 귀공자로
밤에 찾아오던 정체 모를 남자
나도 나쁜 짓만 한 건 아니라고
난 원래 신이었다니까!
풍요와 생명력도 내 관할이었어!
지모신은 내 파트너이기도 했다고!
다시 악마와 신의 사이에서
Part 05.
가장 火끈한 장난감 : 성냥, 라이터 그리고 훔치기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
그대에게 소중하다면 나에게도 소중한 것일 터
영웅으로 불리는 도둑들
불, 세상을 가르는 지혜의 도구
사랑엔 때론 맹목이 필요하기도
불로 덤비는 자 불로 망하리니
새로부터 또는 새를 통한 훔치기
문화영웅에게 신의 노여움쯤이야
인간이 몸속에 불의 씨앗을 숨기고 있었다?
불을 지닌 여성, 불을 뺏는 남성
‘불을 낳다’, 그 위대한 상상력
불과 농작물의 시작은 같다
하이누벨레형 vs 프로메테우스형
불장난과 신화, 왠지 모를 이 찜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