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주제에 어떻게 그렇게 주인의 심중을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하고
의문을 가지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쯤은 고양이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래 봬도 독심술을 터득하고 있다.
언제 터득했는가 하는 쓸데없는 것은 묻지 않아도 된다.
어쨌든 터득하고 있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그러나 고양이의 품위를 잃지 않는 아주 특별한 고양이!
나쓰메 소세키가 100년 전에 선물한,
세상 볼 줄 아는 고양이가 전하는 인간 세상의 이야기!!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일본 근대문학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가 고양이를 통해 전하는 메이지 시대의 인간상과 그들에 대한 신랄하고 유머 가득한 풍자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묘사와 행동들, 그리고 무엇이든 있어 보이고 싶은(돈, 지식, 지위, 존경 등 인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 결핍된 한심한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을 사정없이 풍자하고 비판한다.
살기 위해 바르작바르작 찾아간 곳이 선생의 집이었고 선생의 고양이로 불리며 살게 된 나=고양이가 전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는 한량처럼 살면서도 지식인임을 자랑하는 무기력한 사람들, 전쟁의 참혹함을 외면하고 그날그날을 소일하며 서로를 조롱하고 서양 문화를 동경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100년 전의 이야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지금 세상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일본 근대 작가 중 수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전하는 만담과 풍자와 해학이 살아 있는 세계는 그래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독자와 만나고 있다.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고양이와 살고 있다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자신의 고양이를 떠올리게 될 것은 즐거운 덤이다.
나는 고양이다. 내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또한 알 수 없다.
로 시작하는 유머 가득한 매력적인 작품을 만나보는 유쾌한 시간과 함께!!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름도 없는 고양이가 살아보겠다고 남의 집에 들어가 더부살이를 시작하는데, 사람보다 더 능청스럽고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그 고양이에게 반해버린 것입니다.
그 고양이는 못된 주인에게 저주를 내리는 서양의 검은고양이와는 너무나 다른 동양의 여백을 느끼게 하는 고양이였으며, 어쩐지 술 한 잔을 마주하고 앉아도 이야기가 통할 것 같은 고양이였습니다. 물론 그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작가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런 희한하고 발칙한 고양이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 존재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뭔가 읽는 사람까지 해탈의 경지에 빠져드는 것 같은 결말은 이 고양이가 지금 어느 또 다른 집에, 더욱 큰 깨달음을 얻는 고양이로 환생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나쓰메 소세키 선생님의, 낭만적이고 삶의 진리를 아는 이 고양이를 꼭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 살아가기 빡빡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불러내어 함께 맥주라도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건 어떨까요?
등장인물 소개
고양이 이 책의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 이름이 없지만 고양이 세계에서는 지적이며 나름의 철학도 갖고 있으면서 냉소적이기도 한 낭만고양이.
쿠샤미 선생 이 책의 주인공 인간. 실력도 별로 없는 영어선생으로 세상물정 잘 모르고 주변머리도 없는 인간이지만 세상의 도리를 아는 순수한 인간이다.
쿠샤미 선생의 아내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이 책에서 그 시대 여자의 모습을 대표하는 캐릭터.
메이테이 쿠샤미 선생의 베프(베스트프렌드)로 입담으로 남을 감쪽같이 놀려먹는 낙으로 사는 한량.
토쿠센 쿠샤미 선생과 메이테이의 동료. 철학자인 양 궤변을 늘어놓으며 폼잡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칸게츠 쿠샤미 선생의 옛 문하생. 이학박사.
스즈키 토주로 이웃집 졸부 카네다의 심복. 사업가. 수완이 좋고 요즘 세상에 어울리는 인간이다.
토후우 칸게츠와 같은 또래. 성실하고 언제나 진지함.
카네다 졸부 사업가. 수완이 좋아 그쪽 업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타라 삼페이 서생. 시골출신의 법과대 졸업생. 쿠샤미 선생과는 친분이 깊어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지낸다.
기타 나 고양이의 동료인 삼색털 미케, 인력거집 검은 보스, 흰고양이 시로 등.
나쓰메 소세키
저자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1867년 2월 9일~1916년 12월 9일)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평론가, 영문학자로,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夏目金之助’이다. 모리 오오가이森?外와 함께 메이지 시대의 대문호로 꼽히며 소설,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일본 지폐 천엔千円권에 그의 초상화가 담겨 있을 정도로 그의 사상과 윤리관 등은 일본의 근현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1905년 ~ 1906년)
《도련님坊っちゃん》 (1906년)
《풀베개草枕》 (1906년)
《초가을 태풍二百十日》 (1906년)
《우미인초虞美人草》 (1907년)
《산시로三四郞》 (1908년)
《그 후それから》 (1909년)
《문門》 (1910년)
《피안이 지날 때까지彼岸過?》
(1912년)
《행인行人》 (1912년)
《마음こ?ろ》 (1914년)
《미치쿠사道草》 (1915년)
《명암明暗》 (1916년)
단편 소설·소품
《런던탑倫敦塔》 (1905년)
《환영의 방패幻影の盾》 (1905년)
《하룻밤一夜》 (1905년)
《해로행?露行》 (1905년)
《취미의 유전趣味の遺?》 (1906년)
《문조文鳥》 (1908년)
《몽십야夢十夜》 (1908년)
《긴 봄날의 소품永日小品》 (1909년)
등.
김은진
역자 김은진은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를 만난 후로 길고양이를 알게 되고 지금은 너무나 인연이 깊은 길고양이 깜자님과 3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 졸업논문은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 비교 로, A+을 받았다. 졸업 후 번역과 일본출판저작권 에이전시 액세스코리아 재팬 을 운영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얀 이야기 시리즈(얀과 카와카마 스 외 4권)》, 《도토리의 집》,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건축디자인 교과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주택디자인 교과서》, 《철학 수학》,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 《휘파람 반장》,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피아노 치는 늑대 울피》, 《발칙한 과학》 외 90여 권이 있다.
옮긴이의 말 ……………… 4
등장인물 소개 ……………… 7
1장 …………………… 8
2장 …………………… 34
3장 …………………… 124
4장 …………………… 206
5장 …………………… 256
6장 …………………… 307
7장 …………………… 364
8장 …………………… 418
9장 …………………… 479
10장 …………………… 538
11장 …………………… 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