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아마도 사랑은 블랙 -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꽃은 피어나고

아마도 사랑은 블랙 -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꽃은 피어나고

저자
이광희 지음
출판사
파람북
출판일
2021-12-26
등록일
2022-06-2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8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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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패션계의 전설, 이광희가
이 세상 모든 딸의 마음으로 보내는 사랑의 편지


저자의 어머니 김수덕 여사는 평생 가난하고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을 돌보며 헌신의 삶을 사신 분이다. 말이 가난한 사람들이지 실상은 고아, 걸인, 나환자들이며 사회로부터 처참하게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생전의 함석헌 선생께서 평생 존경한 여성 두 명을 꼽았는데 한 명은 자신의 어머니였고, 다른 한 명은 김수덕 여사라고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저자 이광희는 20대 중반에 하얏트호텔 지하에 의상실을 열면서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이래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로 성장한 실력파이다. 이후 독보적인 감각과 남다른 열정으로 앙드레김과 함께 한국의 ‘오트 쿠튀르’를 대표해왔으며 최고의 디자이너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디자이너로서의 저자의 이력은 더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지만, 정작 그의 삶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듯한 소탈하고 담백한 성품으로 인해 화려함과는 일정한 심리적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기도 했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이러저러한 곡절들과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삶이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흔들릴 때마다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고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건 유훈처럼 남긴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노라고 저자는 고백하고 있다. 내면에 각인된 생전의 가르침이 등불처럼 현재의 삶을 밝혀주는 것이다.

제 삶의 뿌리는 어머니입니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 이정표이고,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생각할 때 대답의 기준이 되어주는 분이셨고 내 마음의 지주였습니다.
- 「뿌리와 이정표」 중에서

저자는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기획을 한다. 2011년 국제 NGO단체인 ‘희망의망고나무(희망고)’를 설립해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망고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희망고 빌리지’를 만들어 톤즈 사람들의 자립을 돕기로 한 것이다. 남수단은 풀 한 포기조차 구경하기 힘든 메마른 땅이었으며, 비행기를 네 번 갈아타고 다시 비포장도로를 4시간이나 달려야 하는 열악한 땅, 30년 넘게 내전을 치렀던 절망의 땅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탤런트 김혜자 씨를 따라 남수단에 처음 발을 디딘 게 계기가 되었지만, 이 또한 어머니의 영향 아래서 빚어진 일일 테다.

풀 한 포기 없이 황량하고 메마른 땅이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에 드러나 있었어요,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곳에서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고, 어머니의 꿈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어머니의 꿈, 나의 꿈」 중에서

애틋한 그리움, 따뜻한 시선,
지혜를 찾아가는 마음의 여정


「엄마라고 불러봅니다」에서 저자는 ‘지금쯤 지옥에서도 바쁘실 엄마께’라며 파격적으로 글을 시작한다. 지옥에 가야 돌봐야 할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머니가 남긴 헐벗은 사람들에 대한 헌신의 기억은 강렬하며, 자신의 삶에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유전자를 심어 놓았다. 따지고 보면 자신이 패션디자이너가 된 것도 밤마다 포목점에서 구해온 천을 자르고 기워 돌보는 사람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혔던 어머니의 그림자가 어떤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할 수 있으며,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는 미처 이루지 못했던 어머니의 꿈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삶의 철학이기도 했던 몇몇 말씀들은 어록에 길이 남길 만하다. 이를테면 “하나의 마음을 잃는 것은 온 우주를 잃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 마음을 먹고 산다. 음식은 나중에 먹어도 돼.” 같은 말들이다. 지난 세기를 살았고 세상을 떠나신 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지금을 사는 우리의 피로한 영혼을 어루만지며, 나누고 베푸는 삶의 가치를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일상과 관련한 깨알 같은 사연들을 과장이나 꾸밈없이 조곤조곤 풀어내고 있다. 자신의 과오를 드러내기도 하고 삶의 결의를 다지기도 하면서 마치 살아계신 어머니와 대화하듯 다감하고 애틋하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이 사소하게 들리지만 않는 것은 구체적인 삶을 관조하는 진정성과 성찰의 힘이 독자의 가슴에 뭉클한 감동을 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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