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 10 부.
ㅊ 편.





















그들보다 더 멀리,
-차.




수레를 끌고 가는 인력거
가마 다음에 오고.
스스로 자기가 굴러가는 자전거
그 다음에 오고.
불 붙여 달려가는 증기기관차
다음에 오고.

그 다음에 자동차 와서
우리들 신나게 타고 가는
마이카시대 오고,
이제는 차타고 달려도
신나지 아니하는 시대가 와서

우리는 지금 비행을 꿈꾼다.

그들처럼 그들보다 더 멀리 머나먼
우주를 갈 것이다. 우리는.
















1.
헛기침도 했던 것을,
-차간거리.





사람과 사람사이도
너무 가까우면 무례하고 너무 멀면
소원해져 적절해야 하는 법

그래서 옛 사람 어르신들은
웃음도 거짓 웃고 헛기침도
했던 것을,

남보다 먼저, 먼저
이리 빠지고 저리 빠지고
미꾸라지 진흙탕 헤엄치듯
그러다 요절나면 어쩌려고
뒤따르다 멈칫멈칫

비상등, 구락숀에 비상 신호
넣어가며 21세기 대한민국
마이카 시대 가슴 두근거리던
그 시절 그 기대는 어디가고

놓고 싶어라, 운전대를.













2.
그 마음을 이제야,
-차감.




얼마나 덜어내랴,

많이 깎으면 섭섭해 할 테고
덜 깎자니 아까웁고,
아까와도 마음 가득 얹자며
소복이 올려놓고

되질하시던 울 엄니,

복숭아 몇 알 사 주시려고
서숙 쌀 꺼내오셨던 엄니,

하나만 더, 하나만 더요
오고가던 그 마음을 이제야
알겠으니,

어찌하랴, 이 불효를.

















3.
가슴 아픈 사연을,
-차갑다.




매정한 사람들
한 다리가 천리라고,

어찌 그리 마음이 멀고 먼가,

돌아 봐도, 돌아 봐도
가슴 아픈 사연을, 그 어찌 다
말 하리야.

서산에 넘는 새야,
후여 후여 가거라. 내 마음

입에 물어 후여후여 가다오.





















4
차경(借耕)





소작. 도지. 시앙 답.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산에서는 땔나무
논에서는 쌀 나오니,

시양음식만 좀 장만 허면
되는 일을,

남 보기 안 좋다는
볼 메인 말막음으로
오징어다리 쥐어주시면

그 맛에 가을은 겨울로
넘어 가더라.



















5.
조선의 여인, 울 엄니,
-차고앉다.




안주인인 양 안 방 차고앉아
무슨 소리 그랴냐고,
별말을 다 하더만, 종내는
그랬구먼,

입소문 자자허면 어쩌냐고,
이일저일 이날저날
약한첩 쓰지못한 모진 병에
시달리시더니,

세상인심 무정치야, 세상인심
무정치야,

불혹에 눈감으시던 문화 유씨
조선의 여인, 울 엄니,

그 한을 어이하랴.

















6.
결 없이 살아가리,
-차곡차곡.




볏짚이
차곡차곡
나락가마니
차곡차곡
쌀가마니
차곡차곡

수출품이
차곡차곡
수입품이
차곡차곡

우리나라 대한민국
잘 살아보세
새마을운동
근면 성실 착한 민족

결 없이 살았네,
결 없이 살아가네,
결 없이 살아가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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