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 5 부. -ㅁ 편.
도시의 강변에서


바람이
불어오니소맷자락 흔들리고,
강물이 흐르니
세월(歲月)이 가는가 싶어,

물에 비친 이 그림자, 누구신가
물어보니,
강물은
대답 없이 흐르기만 하는구나.

얼굴 찬찬 들어다보니
아직은 동안(童顔)인 것도 같지만은
마음이 쓸쓸하니,

가랑잎 바스락이는 소리에
여기도 나 있을 데 아닌가 싶어,
벗어 놓은 신발 다시 신고
돌아갈 길 찾아본다.

고개 들어 바라본 강산은
그대로인데,
먼지 묻은 이 가슴에 이끼조차 낀 듯하여,

세상만사(世上萬事) 생로병사(生死)
거기가 거인 듯
어디다 묻은 먼지 털어내고
바윗돌 베개 삼아
낮잠 한 번 자 볼꼬.
























목청 울린 소리.
-ㅁ.




텅 빈 입안, 공기 품어
목청 구강 공명하는 소리.

코 궁기로 밀어내는
울림소리.

좀 무겁고 진중하고
소리 가다가
저절로 멈추는 소리.

마.
마마.
맘마.
맘.
엄마,



















1.
과유불급(過猶不及)
-마감.




그 시간이 오기 전에
풀어내야 하는 문제들,

시험문제, 답안지 작성.
아쉬운 시간.
끝마무리, 마감
어찌되어야 하느냐,

화룡점정이라 했는데,

어디쯤에서 생각을 멈추고
과유불급(過猶不及).

펜과 붓을
멈추어야 하는가?



















2.
스스로 벌어야 한다. -마개.




단단하게, 느슨하게 부드럽게,
버껴져서는 안 된다는 듯,
꽃 열매는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듯

껍질막을 쥔다.

그래서 따개가 필요했나 보다.

긴 장대 끝 양쪽으로 쪼개서
가름 목 넣고
감꼭지 비틀면 투욱 떨어지던,

볼 붉은 감, 감인 듯이.




















3.
공존의 맹약을 하면서
-馬經抄集諺解.




말은 지금 사람보다는
옛 할아버지들이 잘 아셨기에.
그분들은
지금 자동차 잘 모르시듯이

마경을 언해 하셨단다.
우경초집언해는 없는지,

마소의 그 순종을, 부지런함을
그 꾀부릴 줄 모르는
성자처럼 가던 길 가고,
달릴 줄만 아는

이 순둥이를
예전의 할아버지는 인간 옆으로
거친 광야로부터 오게 했다.

공존의 맹약을 하면서
공존, 공존을.















4.
아니어, 아직 아니어,
-마고자.




마고자, 편히 입으신 할아버지
마실 나시면,

호박 하나 댈롱 댈롱
어여쁘고 어여뻐서
얼둥 아가,
손 가까이 댈 양이면,

아니다, 아니어, 아직 아니어,

요 얼둥이, 이 놈 있어
좌우가 맞추어져 편한 것을,

손에 어이 줘 쥘 건가.

저자소개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