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작품설명: 1936년 1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단편소설. 대대로 백정집안이었던 천민 가족이 정착하고 농사꾼으로 살아갈 꿈을 꾸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들이 백정이라는 이야기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다만 섣달그믐을 맞은 주인공 소녀 음전이의 셀레이는 마음과 설빔을 위해 생리통을 참아가면서 새끼를 꼬는 모습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하다. 새끼를 팔러 장에 다녀온 오빠의 설옷과 박하분에 가슴 설레는 소녀, 잔돈으로 몰래 사다문 궐련 한 개피로 어린애들처럼 들뜬 남매는 제대로 명절을 쇠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저 가난한 민초의 명절나기인가 읽다보면 비극적인 운명이 앞선다. 세배하러 온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의 등장으로 그나마 친하지도 않은 마을 사람들에게 백정출신임이 드러나며 폐쇄적이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농민사회는 결국 음전이의 첫 설날을 황폐하게 만들고 결국 가족은 또 떠날 채비를 한다. 색깔론을 요즘도 주장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처절한 프롤레타리아의 어쩌구저쩌구 하는 말로 대신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런 배타심의 문제는 곧 남의 시선에 대한 과잉의식은 아닌가. 이 작품은 인간을 기준 짓는 계층이라는 정의가 그려지고 있다. 과거를 지워야만 새 현재를 만들 수 있는 이들의 막막한 현실은 독자로 하여금 신분제에 대한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벽을 하나 눈앞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저자소개

지은이 계용묵(桂鎔默, 1904~1961)

본명 하태용. 1904년 9월 8일 평북 선천(宣川)에서 태어났다. 1919년 삼봉 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중정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조부의 반대로 낙향했다. 1924년 다시 상경하여 휘문고보에서 수학하였으며, 1928년 일본에 건너가 토오요 대학에서 수학했다.

1920년 <소년>지 새소리에서 [글방이 깨어져]가 2등으로 당선되었으며, 1925년 생장 현상 문예시 [부처님, 검님 봄이 왔네]가 당선되기도 했다. 1922년 단편 [상환(相換)]을 <조선문단>에 발표하면도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1927년 <조선문단>에 단편 [최서방]이 당선되면서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계용묵의 초기 작품의 성향은 현실적이고 경향적(傾向的)인 작품 [최서방], [인두지주] 등을 발표했으나, 이후 약 10여 년 동안을 절필한다. 1935년 <조선문단>에 인간의 애욕과 물욕을 그린 작품 [백치 아다다]를 발표하면서부터 순수 문학을 지향하는 일관된 작품 경향을 유지했다. 해방 후 단편 [별을 헨다], [바람은 그냥 불고], [금단], [이불] 등의 압축된 정교미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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