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해미 엄청 몰려왔는데 말입니다. 너무 심합니다. 오늘 비행 못 뜨겠습니다."
“그러겠네.”
이상진 병장은 뭔가 생각난 듯 정찬민 일병을 돌아보며 말한다.
"찬민아, 너 그거 아냐? 해미가 뭐냐 하면 말이야, 죽은 여자 영혼이 바다 위에 떠도는 거래."
"아, 그러지 마십시오, 무섭습니다. 아직 해도 안 떴는데."
찬민은 짐짓 무서워하는 표정을 하며 상진의 팔을 툭 건드린다.
"옛날에, 부잣집에 딸이 하나 있었는데, 싫어하는 남자랑 집에서 강제로 혼인시키려고 그랬대. 그래서 여자는 바닷가로 몰래 도망쳤대. 거기 작은 마을에 대장간 하는 착한 난쟁이가 하나 살았는데, 둘이 눈이 맞아서 살림을 차렸대."
"처녀가 난쟁이랑 말입니까?"
"응, 근데 그 딸내미 집에서 어떻게 알고는 거기까지 쫓아와서 여자를 강제로 끌고 갔대. 여자는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울면서 끌려가고, 난쟁이는 곡기도 끊고 울기만 하다가 지쳐서 죽어 버렸대. 여자는 결혼 못 한다고 버티다가 결국 자살했대. 그러고 나서 죽은 여자 혼이 난쟁이랑 다시 만나려고 바닷가를 떠돌아다니는 안개가 된 거래."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정인규

생활 신조: 답답해서 내가 뛴다

글을 쓸 때에만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삶의 목적에 글이 있으며,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평범한 남자사람 겸 작가이다. 대중의 시선이 머무르는 주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야기라 해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며, 사회의 흐름에 늘 안테나를 세운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 격으로 장편 추리소설 한 편이 출간에 성공한 이후, 현재 훌륭한 기획자가 되어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수많은 재능들을 발굴하고 싶다는 다소 낯 뜨거운 일념으로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작품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출간작

《판데모니엄》(어울림출판사)
《마지막 기사단》《에픽 사가》《그림자의 시간》(유페이퍼)
《별에서 온 여자》(라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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