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안방 침대 위에는 남편이 누워 있었다. 한 마리의 누에고치 같은 모습이었다. 이빨이 몽땅 빠진 잇몸은 움푹하게 패여 있고, 눈은 공허하게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미라처럼 이불로 꽁꽁 묶여진 몸을 움직일 힘도 없어 보였다.
‘위이이잉’
전자레인지 돌아가는 소리와 영희 씨의 콧노래가 들려오자 공허하던 눈동자는 빛을 발하며 흔들렸다. 눈물이 맺히고 또르르 옆으로 흘러 내렸다. 이빨도 없는 잇몸으로 입술을 깨물었고, 급기야 눈을 질끈 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방문이 열리자 영희 씨가 젖병을 들고 들어왔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최진숙

1977년생.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다보니 점점 꿈과는 거리가 멀어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작가에게 어린 아이를 돌보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글쓰기 밖에 없었다.
아이가 잠든 시간에 펜을 들고 조금씩, 조금씩 글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가 이젠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하나씩 완성되는 작품을 출간하는 보람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다는 최진숙 작가는 지금도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출간작
<미녀는 추남을 좋아해>, <령-도화령>, <령-누리나라>, <무찾소>, , <환상에 대한 열 개의 파편>, <블루로즈>, <당신은 모르는 이야기>, <블루로즈 허트멜로디>, <고양이 같은 남자>, <카페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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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