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이은재와 나는 서로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 마주 보았다. 당신 눈, 정말 뭔가 특이한데……. 나와 눈을 마주하던 이은재가 눈을 내리깔았다. 내 입술을 보는 것 같았다. 왠지 무섭다기보다, 눈을 내리깐 이은재의 얼굴이 굉장히…… 섹시하게 느껴졌다. 이봐, 섹시한 거 금지라고.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지만 뭔지도 모르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머리가 멍했다. 너무 많은 사건이 있어서 그랬나? 이은재는 내 입술 근처로 왔다가, 턱 근처로 고개를 천천히 틀었다. 그러더니 시선을 내 입술에서 눈으로 다시 돌려,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 당신……?

“아까 그 엑스터시. 애들 말에 의하면 난교파티에 쓰려고 했던 거라 돼지 발정제까지 섞었다더군. 태우고 나서도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지는데.”

그게 효과가 있든 없든, 분명히 나를 겁주려던 의도를 가진 이은재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이은재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표정 변화조차 없이 쳐다봐서인지, 그의 표정이 조금 묘해졌다. 그리고 팔에 힘을 주어, 내 턱 근처에서 고개를 조금 위로 들어올렸다. 마주친 눈을 보며 나는 확실히 알았다. 그거구나, 당신 눈. 내게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눈을 하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리는 이은재의 눈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아린

‘글’이라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글 속에선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만들 수 있고, 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이렇게 제가 쓴 글을 다른 분들에게 보여드리기가 겁이 나기도 하고,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보다 많은 분들에게 제 글을 보여드릴 것을 결심한 이유는, 제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설레는 마음 또한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린’이라는 것은 겨울에 나무가 피울 꽃이나, 잎이 될 연한 부분을 보호하고 있는 단단한 조각을 뜻합니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이 조심스레 혹은 비밀스레 가지고 계신 생각과 이야기를 보호하며 대신할 수 있는 ‘겨울나무의 아린’ 같은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간작 - <죽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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