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술 잘하세요?”

“술이요? 뭐 분위기 봐서 적당히 즐기는 편이에요.”

형식적으로 건넨 말이었는데 예상보다 공격적인 대답이 나왔다. 분위기 봐서 즐기다니. 오늘은 별로이니 대충 앉아 있다가 가겠다는 말인가? 차라리 내숭을 잔뜩 머금은 표정으로 ‘죄송해요, 술을 잘 못해서.’ 같은 말을 듣는 게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그렇군요. 술 좋아하게 생기셔서 형식적으로 물어본 말이었는데……. 여기 분위기는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보죠? 아니면 오늘 여기 모인 사람들 자체가 별로라든지……. 물론 저 포함해서요.”

“어머, 오해하셨나 봐요. 그런 거 아니에요.”

“기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저도 큰 기대하고 나온 건 아니니까 M씨도 부담 갖지 마세요.”

“진짜 그런 거 아닌데……. 전 단지 술보다 좋아하는 게 있다고 말씀 드리려고 그런 거거든요. 그렇게 말하면 그런 질문을 하실 줄 알고.”

“그래요? 술보다 좋아하는 건 또 뭔데요? 명품? 아니면 그냥 맛있는 음식?”

“남자요.”

“네?”

“내가 너무 광범위하게 말했죠? 좀 더 디테일하게 얘기할까요? 내가 술보다 더 좋아하는 건 섹스예요. 물론 여자는 아니고 남자하고의 섹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미칠 듯 격렬하게 하는 그런 섹스 말이에요.”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최민석

영화와 드라마와 소설, 즉 ‘이야기’ 를 좋아하는 작가의 올해 나이는 79년생, 서른다섯.
스물아홉 살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직장 생활을 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회사를 관두고 쉬고 있던 중, 문득 글을 한번 써보자는 생각이 들어 처음 시작한 것이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이었다. 글쓰기는 재미있었고 적성에도 맞았다.
대규모의 자본과 인원이 들어가야만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난후에야 대중에게 선을 보일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소설은 텍스트 그 자체만으로 대중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본격적으로 출판을 목표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오년동안 별 다른 성과 없는 글쓰기를 하면서, 작가로서 재능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꽤 심각하게 고민을 한 결과 결심했다. 단편이 아닌 장편소설을 완성함으로써 작가로서 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는 것.
작가는 한편의 소설을 완성한 지금도, 쉴틈 없이 차기작을 구상중이며 틈틈이 시나리오도 쓰는 한편, 독립 영화 제작도 계획 중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 제작을 완료한 후 영화제 출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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