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편. 1917년 《청춘(？春)》에 발표. 처음으로 발표한 단편 〈무정〉이 1910년 《대한흥학보》에 실렸고, 그보다 일년 앞서 일어(日語)로 실제의 처녀작이라 할 〈사랑인가〉를 《백금학보(白金學報)》에 발표한 적이 있으나 〈소년의 비애〉는 그의 본격적인 단편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 작품이다. 그의 계몽주의적 정신이 짙게 반영되어, 종래의 유교적 인습에 따른 결혼제도의 비판과 신교육의 필요성을 은연중에 시사한 작품으로 소년의 순결한 애정과 그 순결의 시간이 끝났을 때 느끼는 담담한 비애를 묘사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호(文浩)는 여러 누이와 종매들 가운데서도 난수(蘭秀)를 가장 사랑한다. 난수는 가장 사랑스럽고 얌전하며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16세가 되어 난수는 어느 부잣집 아들과 약혼하였다. 신랑 되는 사람은 논어(論語) 한 줄을 사흘에도 못 외는 모자라는 사람이란 말을 듣고 문호는 못내 실망하며 슬퍼하였다.
문호는 계부에게 권유하기를 난수의 혼인을 파하고 서울로 보내어 공부시키라 하였으나 계부는 양반집 체면상 어쩔 수 없다고 하였고, 난수 역시 부모의 뜻을 어길 수 없었다. 혼인날 난수는 문호의 어깨에 기대어 한없이 울었다. 혼인 뒷날 문호는 난수 신랑의 죽은 쇠눈깔 같은 눈을 보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환멸을 느꼈다. 저런 사람이 난수의 배필이라 생각하니 저절로 탄식이 나왔다. 그 뒤 도쿄로 유학갔다가 3년만에 돌아왔을 때 그의 턱에는 수염이 까맣고, 그의 어머니는 토실한 아이를 안고 와서 내 아들이라 하였다. 이제는 소년의 천국은 영원히 지났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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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소년의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