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딘가에 갇혀 버린 것만 같았다. 할 수만 있다면 수증기가 되어 증발해 버리고 싶었다.
“난 오빠가 아니야.”
“오빠라고 불러야 한대. 생일이 빠르니까.”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중얼거렸다.
“나도 그러고 싶어. 오빠라고 부르는 게 좋아.”
“하지만, 서연아.”
준호가 한 걸음 그녀 앞으로 다가섰다.
“비켜줘, 오빠.”
준호의 깊은 눈이 다가왔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 버렸다. 문득 준호가 두려워졌다.
…그녀는 천천히 돌아섰다.
“안 돼, 오빠.”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가 천천히 달아나고 있었다.
“그건 곤란해, 아주머니와 약속했어. 언제까지나 오빠로 생각하겠다고 말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야무졌다.
“우린 달아날 수 없어.”

저자소개

저자 :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여고와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양방송 장편소설 모집에 『키 작은 코스모스』가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마지막 사랑』, 『물망초』, 『이슬비』, 『실연』, 『기억의 상처』,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등의 장편소설과 『내 사랑 별아에게』, 『여백 가득히 사랑을』 등의 수필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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