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의 고독. 3
“유린 스물한 살이지. 난 유리보다 열네 살이 더 많아요. 그것이 첫 번째의 벽이 될 거요. 그리고 난 이미 한 여자를 사랑했었지. 채영주라는 여자와 행복하게 결혼의 문을 들어섰다가 2년 후에 헤어졌소. 그것은 우리 사이에 놓인 가장 두꺼운 벽이 될 테지.”
…
그의 옆모습은 아름다웠다. 적당히 나이 든 그의 분위기는 나를 압도하고 남음이 있었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우리들의 나이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나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우리들의 나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결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의 시간이 존재한다면.
그는 말이 없다. 말없이 똑바로 앞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옆얼굴은 아름답다. 내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우리들의 시간이 과연 존재한다면 그것을 믿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
저자 :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여고와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양방송 장편소설 모집에 『키 작은 코스모스』가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마지막 사랑』, 『물망초』, 『이슬비』, 『실연』, 『기억의 상처』,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등의 장편소설과 『내 사랑 별아에게』, 『여백 가득히 사랑을』 등의 수필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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