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10(완결)
그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는 타인처럼 화사하지도 밝지도 않았다. 그는 햇살이 비켜가는 사람 같았다. 그는 우울하였고, 항상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조차도 그에게서는 비애의 냄새가 풍겼다. 그를 사랑하였으나, 그의 우울과 비애까지를 송두리째 사랑하기는 힘들었다. 사랑이란 기쁨의 깊이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던가. 사랑한 만큼 그리워했고, 사랑한 만큼 미워하기도 했다. 사랑한 만큼 서러웠고, 또 가슴 아프기도 했다. 사랑이란 행복의 깊이만큼 시리고 아픈 것이 아니었던가. 그는 그리운 사람이었고, 한없이 보고 싶은 사람이었으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변함없이 그리운 사람이다. 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없어 오늘도 그녀는 혼란스럽다.
“어쩌다가 우리는, 이 나이가 되도록 바람을 안고 사는 것일까?”
저자 : 노은
여류작가로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양방송 장편소설 모집에 『키 작은 코스모스』가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마지막 사랑』, 『물망초』, 『이슬비』, 『실연』, 『기억의 상처』,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등의 장편소설과 『내 사랑 별아에게』, 『여백 가득히 사랑을』 등의 수필집을 냈다.
39. 편지 2
40. 화해의 시간
41. 세월의 종소리 2
42. 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