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단편소설선 05 B사감과 러브 레터
1924년 2월 <<조선문단(朝鮮文壇)>>에 발표된 단편소설 작품이다.
이 소설은 마지막 부분의 반전이 흥미롭다. 인물의 묘사가 치밀하고 개성적이기 때문이다.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문체로 본?과 권위의식의 대립구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반전에서는 모두 극의 형식으로 표현되어 심리적 억압에 의한 외적 성격의 붕괴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객관적인 3인칭 서술계열의 소설로서 반어적 대립과 전환을 통해 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인격의 이중성 내지 위선의 문제를 희극적으로 해부하고 있다. 거의 과장적이라 할 만한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희극적 효과를 위해서는 그러한 과장이나 <그로테스크>는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C여학교의 교원 겸 기숙사 사감인 B사감은 딱장때에 독신주의자로 노처녀이며 엄격하고 매섭다. 주근깨투성이에다 시들고 마르고 떠서 곰팡 슨 굴비를 연상시키는 외모다. 이 외모는 그녀가 이중적 성격을 지니게 되게 한다. 특히 여학교 기숙사에는 매일 러브레터가 날아오는데, 그것은 B사감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었다.
편지를 받게 되는 학생들은 사감실로 붙들려가 심문에 가까운 문초를 겪게 되고, 기숙사로 면회 오는 남자가 있으면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돌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밤이 깊어지며 깔깔대는 웃음과 낱말이 기숙사에서 세어나왔다. 아무도 이 수수께끼의 정체를 풀지 못하였는데, 용감한 세 처녀에 의해 그것이 풀려나간다. 감미로운 연애장면을 독백으로 연출하는 주인공은 바로 B사감이었다. B여사가 학생들에게 온 러브레터를 품에 안고 혼자 남자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첫째 처녀는 <저게 웬 일이야!>로 전도적 현실에 경악을 표시했고, 둘째 처녀는 <아마 미쳤나 보아>로 일종의 광태를 보았고, 세째 처녀는 <에그 불쌍해!>로 연민을 느낀다.
저자 :
저자 :
현진건((玄鎭健, 1900.08.09~1943.04.25)
일제강점기 소설가 겸 언론인
본관은 연주 현씨(延州 玄氏)
호는 빙허(憑虛)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등 20편의 단편소설과 7편의 중·장편소설을 남겼다. 일제 지배하의 민족의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한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꼽힌다.
***이외에도 <<악마와 가치>>(1924) <<첫날 밤>>(1925) 등의 번역집과 <<단군성적순례(檀君聖跡巡禮)>>(1948)라는 기행문이 출간되었다.
***현진건의 소설은 창작과정으로 보아 3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 단계는 1920년대 초 체험소설이 중심이 되었던 시기이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1인칭 소설로서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은 사회주의 계열로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자전적 신변소설들이다.
둘째 단계는 <할머니의 죽음> <운수 좋은 날> <불> <사립정신병원장> <고향> 등의 현실고발소설이 씌어졌던 시기이다. 대체로 3인칭소설로 되어 있고, 완전한 허구 속의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의 현실을 아이러니적 수법에 의하여 고발한 소설들이다. 창작집 <<조선의 얼굴>>(1926)을 간행한 시기는 현진건의 의식이 자전적 세계를 벗어나 식민지의 민족적 현실 및 고통 받는 식민지 민중의 문제로 옮겨간다. 도시하층민의 운명을 추적한 <운수 좋은 날>, 미숙한 성의식과 노역으로 고통 받는 농촌 여성을 그린 <불>, 땅을 잃고 뜨내기 노동자로 전전하는 한 이농민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고향> 등은 1920년대 현진건의 다편문학의 한 정정을 이룬 시기이다.
셋째 단계는 장편소설과 역사소설을 집필한 시기이다. 장편소설 <적도>(1933~1934)에서는 삼각관계의 연애소설 구조 속에서, <무영탑>(1938~1939) <흑치상지(黑齒常之)>(1939~1940, 미완) <선화공주(善花公主)>(1941, 미완) 등에서는 역사장편소설을 통하여 민족혼을 표현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1930년대 암울한 시대적 압작으로 외면적 통속성이 강화되고, 민족정신은 내재화 추상화의 경향에 빠지고 만다. 이밖에도 <조선혼과 현대정신의 파악>(<<개벽>> 65호, 1926) 등의 비평을 통하여 식민지시대의 조선문학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B사감과 러브 레터
작품해설
지은이 현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