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이상 단편소설선 04  날개

이상 단편소설선 04 날개

저자
이상
출판사
글로벌콘텐츠출판그룹
출판일
2013-08-22
등록일
2016-08-1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3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1936년 9월 <<조광>>에 발표된 이상의 단편소설

작품해설:
이 작품은 리얼리즘이 심화된 소설이다. <날개>는 이 땅에 발표된 최초의 모더니즘 소설이다. 일반적인 소설이 끝나는 곳, 곧 생활과 행동이 끝나는 곳에서 출발하는 순의식의 세계라는 점, 소설의 주인공이 무능력하고 타인과의 교제가 불가능한 반사회적인 인물이지만 예민한 감수성과 지성의 소유자라는 점, 패배당한 현실에 대한 분노로 현실 모독이 드러난다는 점 등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특히 대표적인 기법인 풍자, 위트, 야유, 과장, 패러독스, 자조 등은 현실 모독의 지적 수단으로, 주로 가족생활, 금전, 성, 상식, 안일 등을 겨냥한다.
따라서 이 소설은 모더니티에의 지향성을 기본으로 하며, 구성 양식은 아포리즘과 본문의 대립, 혹은 융합으로 드러난다. <날개>의 시간구조는 원형, 혹은 순환성을 띤다. 그러나 이런 순환적 시간은 릴레이식의 우주적 시간 개념과 그대로 일치하지 않으며, 실존적 시간과 결합된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는 특성은 실존적 시간의 개체성과 우주적 시간의 집단성 사이에 유동하는 시간이며, 그것은 공포와 황홀의 변증법으로 인식된다.

줄거리:
구조가 흡사 유곽과 같은 집. 그런 집들 속에 여러 가족이 살고 있다. 내 방은 아내의 방을 거쳐 미닫이를 열어야 들어설 수 있다. 내 방은 항상 음침하다. 나는 밤낮 잠을 잔다. 아내에게는 매일같이 손이 온다. 아내가 외출을 하면 나는 그 틈을 타서 아내 방을 구경할 뿐이다.
내가 잠을 자고 있으면 아내는 손이 두고 간 돈 중에서 은화 한 푼을 내 머리맡에 놓고 간다. 어느 날 나는 아내가 사다준 벙어리에 모아 둔 돈을 몽땅 변소에 던져 버렸다. 벙어리에 돈을 넣는 것이 권태로웠기 때문이다.
하루는 나는 거리로 나갔다. 번화한 거리를 걸으니 곧 피곤했으므로 생각하는 일조차 힘겨워 곧 되돌아왔다. 아내의 방문을 열어 보니 손이 와 있었다. 죄의식이 휘몰아쳤다. 밤이 깊어서 그 손은 떠났다. 나는 아내 방에 들어가서 낮에 얻은 은화와 바꾼 지폐를 도로 쥐어주고 아내 방에서 처음으로 잠을 잤다. 며칠 뒤에도 그렇게 했다.
삼일 후엔 아내가 미닫이를 열고 먼저 나를 이끌었다. 조촐한 음식까지 차려 두었었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나는 어떤 선고가 내리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다음날부터 나는 아내의 방이 몹시 아쉬웠다. 그러나, 내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울고 있었더니 아내는 돈을 주며 자정이 넘거든 돌아오라 했다.
그 날 밤 나는 비를 함빡 맞아 기어코 감기로 앓아눕고 말았다. 나는 그 후 얼마 동안 아내가 주는 약을 먹고는 잠들곤 했다. 며칠 후 나는 아내의 경대 위에서 최면약을 발견했다. 감기 약이라면서 주던 약에 틀림없었다. 나는 몹시 서운했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산으로 갔다. 나는 그 약을 먹고는 잠들고 말았다. 이튿날 집에 돌아와 아내의 방을 지나려다 기어코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내는 내 멱살을 쥐고 나를 덮치고 물어뜯었다. 나는 거리로 나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쓰꼬시(和信百貨店)로 갔다. 나는 거기서 스물여섯 해를 회고했다. 피로와 공포 때문에 오탁의 거리를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굽어보니 현란한 현실 속에 사람들이 수선을 떨고 있다. 현란을 극한 정도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려움을 느꼈다.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자꾸나. 나는 이렇게 외쳤다.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