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희곡 <정오>(1925년 탈고)는 김우진의 희곡 중 최초의 습작으로 추정되어 왔으나,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아니라는 추정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작품의 배경으로 공일(空日)과 공원(公園)을 이용하고 있다. 이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근대적 시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수용된 공일(空日)과, 근대적 공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수용된 공원(公園)은 근대의 산물로서 조선에 도입된 것이다. 김우진은 근대적 산물로 도입된 공일(空日)과 공원(公園)이 오용(誤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우진은 하오리와 굴네수염을 통해 구시대적 인습의 부정성과 순사를 통해 근대적 제도의 부정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우진은 이러한 그의 인식을 단순히 드러내지 않고 희극(喜劇)이라는 방법을 통해 하오리와 굴네수염 그리고 순사의 속성을 비웃음으로써 그의 탈식민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근대가 마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당시, 근대의 제도가 가진 부정성과 근대 수용에 있어 나타나는 구시대적 인습의 부정성을 드러냄으로써 근대 수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였다. <정오>가 짧은 습작 정도의 작품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그의 이러한 남다른 인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저자소개
지은이 김우진(金祐鎭, 1897.09.19~1926.08.04)
극작가이자 연극이론가, 연극인.
호는 초성(焦星) 또는 수산(水山). 필명으로 소춘(小春), 정로생(正路生)과 함께 S. K라는 영어 이니셜도 사용하였다.
장성군수 성규(星圭)의 아들로 장성군 관아에서 태어났으며, 할아버지도 헌관(獻官)이었으며 지주였다.
1913년 목포공립심상고등학교 고등과를 수료한 후, 1915년 일본으로 건너가 구마모토농업학교(熊本農業學校)에 입학 1918년에 졸업하였으며, 1919년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예과에 입학하여, 1920년에는 같은 대학의 영문과에 진학허여 극문학을 전공하였으며, 1924년에 영문과를 버나드 쇼의 작품을 분석한 ？Man and Superman-a Critical Study of its Philosophy？라는 논문으로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목포로 귀향해서 상성합명회사의 사장에 취임하였다.
대학시절부터는 연극을 꿈꾸어 1920년에 조명희(趙明熙)·홍해성(洪海星)·고한승(高漢承)·조춘광(趙春光) 등과 함께 연극연구단체인 극예술협회(劇藝術協會)를 조직하였으며, 1920년대 한국 신극 운동의 주도자 역할을 하였으며,
1921년에는 동우회순회연극단(同友會巡廻演劇團)을 조직하여 국내순회공연을 했다. 이때 공연비 일체와 연출을 담당했고, 상연 극본인 아일랜드의 극작가인 던세니의 <찬란한 문>(단막)을 번역했다.
한국 최초로 근대극다운 희곡을 남겼으며, 서구의 표현주의 문예이론을 수용하는 한편, 이를 번역하여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버나드 쇼의 사회 문제극과 스트린드베리의 표현주의 극의 영향을 받았다.
1925년 창작 희곡 <이영녀>를 비롯하여 <정오> <두더기 시인의 환멸> 등을 탈고하였으며, 1926년에는 <난파> <산돼지> 등을 탈고하였다.
이 시기에 시·희곡창작·평론에 몰두해 48편의 시와 5편의 희곡, 20여 편의 평론을 썼다.
그러나 가정 사회 애정 문제로 번민하다가 1926년 출분(出奔：도망해 달아남)하여 동경으로 갔고, 1926년 8월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尹心悳)과 현해탄에 투신하여 정사(情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