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초자연현상연구회. 3
- 저자
- 장기훈
- 출판사
- 마이디팟
- 출판일
- 2014-12-02
- 등록일
- 2016-08-17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596KB
- 공급사
- 교보문고
- 지원기기
-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책소개
“아무래도 그 애를 너무 믿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무슨 말을….”
“첫째, 친구들 셋이 실종됐는데 마지막 한 명인 자기 자신은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성이는 어딘가에서 한번 대화를 나눴던 것 같은 문장을 마치 책을 읽듯이 읊조렸다. 이건 학교에 오기 전에 집에서 지성이와 했던 통화 내용 중 한 구절이었는데.
“둘째, 조용한 성격 치고는 친구들 실종 얘기를 굉장히 조리 있고 또박또박하게 잘 말했다.”
이것도 그때 통화 중에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이건 내 나름대로는 반대의견이 있었지. 이미 한번 경찰조사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이니까, 그 얘기를 되풀이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다만, 그때 가서야 나는 이 대화의 진짜 문제가 뭔지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나열에 대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왜 하필 지금 이런 나열을 구태여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셋째.
“…….”
“셋째는 뭔데?”
물어보다가 우뚝 멈췄다. 지성이가 입을 열고 목소리를 내려는 바로 그 직전에, 그 표정 그대로 얼굴이 굳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시선은 내 바로 뒤쪽을 향한 채로, 마치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하필 그것도 내 뒤라니. 확인을 해야 했지만, 몸이 맘대로 돌아가질 않았다. 눈만, 고개만, 상반신만 조금 돌려 보면 되는데, 그게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심리적으로는 며칠이나 지났을까―실제로는 몇 초도 되지 않았겠지만―멍하니 굳어있던 지성이가 겨우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들리지도 않을 만큼 작은 소리로 뭐라뭐라 말했다.
“조용히.”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