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누나가 지금 바로 계좌로 쏜대. 이제 유달리와 지긋지긋한 인연은 쫑이다!!! 우연히 마주쳐도 절대 아는 척하지 마, 알았어?!"
동하가 달리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가자마자 휴대폰에 입금 알림 메시지가 들어왔다.
[고객님의 계좌로 서은하 님으로부터 2,000,5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진짜 끝났다. 받을 거 다 받고 줄 거 주고, 두 사람의 인연이 가위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정리됐다. 하지만 달리의 마음은 손으로 찢은 종이처럼 울퉁불퉁했다.
어쩌면 벌금을 빌미로 동하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동하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돈으로 간편하게 정리되는 사이가 됐다는 게 서글퍼졌다. 벌금을 받아내면 속이 후련할 줄 알았는데 찝찝한 마음이 더 컸다.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눈물이 차오르자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찔렀다.
"유달리, 너 지금 여기서 울기만 해. 아예 눈을 뽑아 버릴 거야."
귀신 분장을 하고 버스에서 훌쩍이는데 버스 벽에 붙어 있는 &apos;청와대 행정인턴 공개모집&apos; 포스터를 읽다보니 어느새 눈물은 멈춰 있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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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누

이 소설은 개명신청 기사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개명을 신청한 특이하고 재미있는 이름 중 &apos;유달리&apos;라는 이름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국제화에 맞는 세련된 이름 같았고,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발음에다가 의미도 마음에 들어서 언젠가 저 이름에 맞는 인물을 써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apos;청와대 로맨스&apos;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했지만 탈고한 지금도 소설이라는 첫 걸음이 수줍고 설렙니다. 예능이나 드라마는 작가의 대본 외 것들이 어우러져 대중에게 인사하지만 소설은 온전히 나 혼자 대중 앞에 서는 기분이랄까요.
컴퓨터 앞에는 홀로 앉았지만 작업 기간 동안 많은 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청와대 내부 사정을 흘려주신 은하수님, 타자치는 제 손이 차갑게 식을 때마다 고기 불판으로 뜨겁게 달궈주신 이필립님, 본인 통장에 빨대 꽂아서 제게 주는 든든한 강악마님께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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