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엽록소인간 제1권

엽록소인간 제1권

저자
최정원 저
출판사
초록인
출판일
2015-10-23
등록일
2016-08-0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7MB
공급사
예스이십사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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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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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당 도서는 "엽록소인간 제1권 : 클론, 디바루나리아"의 분권 도서입니다>

지구를 본떠서 인간이 만든 별 엑스성. 그곳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항아는 어느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구로 오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이 누군가의 복제인간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우성과 열성, 실험인간과 복제인간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청소년 SF소설, 클론, 디바 루나리아!

도플갱어(Doppelganger).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의 독일어라고 한다(...) 어릴 적 나는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이런 공포를 느끼곤 했다. 그래서 성인이 될 때까지 거의 거울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자라나면서 자연스럽게 인류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 옮아갔다. 인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찾고자 하는 시도가 내게 SF소설을 쓰게 했다.[작가 후기 중에서]


[리뷰]
과학의 이름으로 선언한 인간복권의 길
평론가 김종회





SF소설이란 용어가 부가된 소설은, 우선 그 원의(原義)에 따라 과학소설 또는 공상과학(Science Fiction)이란 개념의 범주에 있고 과학적 지식의 진보를 활용한 신기하고 쉽고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통념을 탈피하기 어렵다. 동시에 그 과학적 신이성(新異性)을 앞세워 고착된 문학의 얼개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형식과 내용 사이의 균형성이나 미학적 가치를 돌보지 않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한 연유로 전통적 문학관에 의거해 볼 때 이는 일종의 이단아이거나, 마땅히 지켜야 할 창작자의 책임을 방기하는 존재에 가까웠다.
다시 말하면 동시대의 정론적 문학에서는 이를 본격적인 문학의 장르나 분파로 받아들이지 않고, 대중적 읽을거리 또는 아동문학에 포함된 대수롭지 않은 영역의 소산으로 간주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어나 문학 모두가 당대의 언중(言衆)이 세력을 집중해 가는 결과론적 현상을 도외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이 작위적으로 눈과 입을 막고 있다가는 마침내 시대의 조류로부터 동떨어진 자리에 낙오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유행하는 도서 대여점의 진열대를 어떤 책들이 줄지어 채우고 있는가를 상기해 보면, 이는 더욱 자명한 문제이다.
중요한 점은 그 분야의 소설이 정말 장르의 한계에 가로막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의미 생성을 도모할 수 없는가에 있고, 이 지점을 돌파하여 문학성 예술성을 포괄한 좋은 작품의 산출을 지향할 길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또 어떤 모범사례의 작품들과 더불어 가능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 이 글에서 살펴보려고 하는 최정원의 SF소설 『클론』은 그러한 측면에 있어 주목에 값할 만한 작품이고, 또 ‘엽록소 인간’ 시리즈로 제1권이란 번호를 달았으므로 향후 분량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쓴 최정원은 1987년 《중앙일보》에 중편동화 「꿈꽃」이 당선되고 1994년 MBC창작동화 장편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장편동화 『황금나라』를 비롯하여 『바리데기』 『내 복에 산다 감은장아기』 등의 작품과 SF동화 『카르마』 등의 작품을 간단없이 제작해 온 한국 아동문학계의 주요한 작가이다. 이번 소설 『클론』은 그 표제 ‘클론(clone)’이 뜻하는바, 미생물학에서 단일세포의 무성생식에 의해 영양번식된 식물군이라는 풀이처럼, 유전자 복제 관계에 있는 두 아이가 지구와 엑스성이라는 유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의 무대는 미래의 지구인들이 지구를 본떠서 만든 새로운 별 엑스성과 지구이다. 엑스성에서 첨단 문명의 보호 아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항아’라는 소녀는 어느 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구로 오게 된다. 그리고 마주치게 되는 충격적인 현실, 자신이 같은 이름을 가진 꼭 같은 모습으로 생긴 소녀의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의 항아는 자기 이름을 ‘활’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엑스성의 항아는 지구 항아의 어머니 김유리 박사에 의해, 지구 항아의 치료를 위해 복제 장기를 양성하도록 사육된 복제인간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냉혹한 실험인간과 복제인간, 우성과 열성의 이야기를 과학의 논리로 지탱해 나간다면 문제될 것도 고민할 것도 없을 터이다. 그러나 엑스성의 항아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 기제를 그대로 가졌고 지구의 항아 활은 인간 본유의 윤리적 각성을 그대로 가진 소녀이다. 당연히 이들은 과학과 문명의 비인간적 기계주의에 반역의 깃발을 들고 나선다. 그러므로 이들의 행위 또는 이와 같은 방향으로 과학적 프로그램의 삶에 저항하는 인간들의 반항과, 이를 통제하려는 국가시스템 사이에 불꽃 튀는 충돌이 유발된다. 비록 SF소설의 형색으로 치장하긴 했으나, 이 소설은 제도적 규율과 자율적 의지의 길항이라는 저 오랜 문학의 황금률을 그대로 끌어안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소설이란 레테르가 붙은 것은, 단순히 청소년기 연령층의 물리적 외형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기에 이른 등장인물들을 대상으로 그 시기의 관심·사유·행위·반응 등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소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SF소설은 장년기 또는 아동기의 독자들과 구분되어 청소년기의 독자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발양한다. 그것은 주제의식이나 표현양식의 양면에 걸쳐 SF소설이 청소년기에 동시다발로 작용하고 전파하는 용이성과 효용성이 있기에 가능하다. 청소년소설이란 명호는 기실 우리 문학의 토양 위에서 그다지 낯익은 어휘가 아니나, 『클론』과 같은 소설을 시발로 어쩌면 독창적 장르를 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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