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핀의 모험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원서로 읽는 명작 시리즈 041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독일에서는 청소년 도서의 고전으로 통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그곳에서는 이 소설이 오래 전부터 단순히 어린 소년들을 위한 개구쟁이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인의 문학적 기본 자산의 한 부분이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수십 년 동안 전통적으로 고등학교 독서 목록에 속했다. 그것은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토론에서 문제가 되었다. 미국의 학교 교과서에 포함된 이 고전 작품은 다름 아니라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을 경멸적인 단어인 '니그로'로 표현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일부 부모들과 학생들은 이것은 부당하다며 이 작품이 교과서에 포함되는 것을 거부하는 운동을 벌였고, 결국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밀봉되어 대학 도서관의 이른바 '독극물 칸'에 치워지게 되었다.
이 작품이 야기한 토론을 실증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존 월리스(John H. Wallace)가 1983년에 '정제된' 판을 선보였다는 점이 기여했다. 그의 편집에는 '니그로'라는 단어가 사라졌고, 특이하게도―아마도 거부감을 일으키는 단어를 삭제한다는 차원에서―'지옥'이라는 단어도 그렇게 되었다.
관계 당사자들인 부모와 학생들의 분노는 당연히 이해할 만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거부 캠페인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인종차별적인 책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가 된 '니그로'라는 단어가 소설에서 사용될 때는 반어적으로나 아니면 그런 표현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구별이 되는 그런 인물만의 시각을 보여줄 때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미국 문학의 위대한 고전 중의 하나다. 어네스트 헤밍웨이(Emest Hemingway)는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문장에서 설명하기를, 미국 문학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시작한다며, 덧붙이기를 그 이후로는―자신을 제외하고는―어느 누구도 품위 있는 책을 쓰지 못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술꾼이자 떠돌이의 아들인 헉은 도덕적으로 무결한 미스 왓슨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들을 사회적으로 존경할 만한 인물로 키우려고 한다. 어느 날 헉의 폭력적인 아버지가 나타나서 그를 강제로 잡아다가 숲 속에 있는 외딴 오두막에 가두었다. 헉은 그곳에서 탈출하고 자신이 살해되었다고 꾸몄는데, 그의 아버지나 도덕적 설교를 늘어놓는 왓슨이 그를 찾으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헉은 미시시피에 있는 섬인 잭슨 아일랜드로 도망가고, 그곳에서 도망 온 노예 짐을 만난다. 짐을 추격하는 사람들을 따돌리기 위해 두 사람은 미시시피 강을 따라 뗏목을 타고 내려간다.
트웨인의 소설이 아동도서로 된 것은 실제로 놀라운 것이다. 헉이 뗏목 여행을 통해 체험하는 세계는 너무 잔인하여 아동교육에 가치 있는 책으로 연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헉의 현실에서 폭력적인 죽음은 일상의 일부다. 어느 날 익사체가 미시시피 강을 떠내려온다. 헉은 그 사체가 등뒤에서 저격을 받은 벌거벗은 남자임을 발견한다. 그리고 한 살인 갱단이 가라앉는 기선 '월터 스콧'에서 자기의 동료들 중 한 명에게 린치를 가하지만, 결국 그들은 가해자들이나 희생자 모두 익사한다. 또한 헉은 자기 동료 벅이 어느 집단 학살에서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무고한 술꾼 보그즈가 대낮에 대로에서 잔인하게 피살되는 것도 목격한다. 그리고 헉이 두 깡패 '킹'과 '듀크'에게 몰려오는 폭도를 경고하기도 전에, 그 둘은 폭도들에게 잡혀 몸에 타르를 바르고 온통 깃털을 붙이는 끔직한 린치를 당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합해보면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는 전부 스무 건의 살인을 언급하고 있다.
헉은 사회의 아웃사이더다. 그가 사회에 속할 수 없는 이유는 서양 문명의 결정적인 기준이 그에게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도 없고,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에 나가지도 않으며, 한 곳에 머무르는 일도 없다. 아웃사이더 헉은 단지 자신이 만든 뗏목에서 미시시피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사회를 관찰한다. 그런 관찰을 보여주는 한 에피소드에서 헉은 존경받고 있는 중간계급의 품위는 기만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내용인즉, 일요일에 서로 적대적인 두 가족이 교회에서 만난다. 그들은 형제애에 대한 설교를 귀 기울여 경청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설교 내내 그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장전 상태에 두고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 헉은 문명사회에 등을 돌리고 여전히 개척되지 않고 있었던 서부의 황야로 향한다. 미시시피를 따라 내려가는 그의 여행은 1950년대와 60년대의 문명비판 소설의 내용을 선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잭 캐루악의 소설 『길 위에서』와 같이 길 위에서 줄거리가 행해지는 것들이다. 이 장르는 영화관에서 지금도 '로드 무비'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실제로 최초의 '미국' 소설로 여겨진다. 이 소설은 더 이상 유럽의 문화와 상관이 없는 세계에서 줄거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이 묘사하는 것은 미시시피 강에서의 생활이고, 그 강변에 있는 미국의 미주리와 아칸소, 루이지애나 주도 묘사하고 있다. 미국적인 특징은 소설의 언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헉은 미시시피 강에서의 뗏목 여행을 일인칭 화자의 형식으로 설명하고, 동시에 유럽 사람들이 말하는 영어와는 더 이상 상관이 없는 표현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은 허클베리 핀을 유럽 문학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들인 오디세우스, 파우스트, 돈 키호테, 돈 주앙, 햄릿 등과 나란히 자리매김했다. 헉이 매력적인 인물인 이유는 사실상 서로 상관 없는 두 가지 점을 상호 연결시켜 놓았다는 데에 있다. 즉 그는 사회의 모든 규범들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것을 찬성하지만 동시에 그 사회의 최고 자산인 사회의 도덕을 형상화하고 있다. 떠돌이 아웃사이더인 헉은 사회의 바깥에 서 있지만 동시에 그 사회의 훌륭한 영혼이다. 헉은 내적인 자유와 도덕적인 통합이라는 신화를 통일시킨 개인을 보여주는 위대한 미국적 비전이다.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본명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 미주리주에서 가난한 개척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4세 때 가족을 따라 미시시피 강가의 해니벌로 이사왔으며, 12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후 인쇄소의 견습공이 되어 일을 배우고, 각지를 전전하였다. 1857년 미시시피강의 수로안내인이 되었는데, 해니벌로 이사한 뒤부터 이 시기까지의 생활과 경험은 후일 작가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필명인 마크 트웨인은 강의 뱃사람 용어로 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한 길은 6 ft)을 뜻한다. 남북전쟁이 터져(1861) 수로안내인 일자리를 잃고 남군에 들어갔으나 2주일 만에 빠져 나와, 관리로서 네바다주로 부임하는 형 오라이언이 권하는 대로 서부행 마차여행에 동행했다. 그 후 광산기사와 신문기자로 일하다가, 만담과 만문(漫文)의 명수 아테머스 워드를 알게 되었고, 또 작가인 F.B.하트와도 사귀었다.
그러다가 처녀 단편집 《캘리베러스군(郡)의 명물 뛰어오르는 개구리 The Celebrated Jumping Frog of Calaveras County》(1867)를 출판, 야성적이며 대범한 유머로 명성을 얻었다. 또 유럽과 성지(聖地)를 도는 관광여행단에 참가하여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하였다가, 귀국한 후에 다시 정리하여 《철부지의 해외 여행기 The Innocents Abroad》(1869)를 출판하였다.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서 그는 유럽의 역사와 예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서부 개척자의 아들이요 인쇄소의 견습공 출신인 그는 1870년 동부의 석탄 부상(富商)의 딸 올리비어 랭든과 결혼했으며, 그 결과 자연아(自然兒)로서의 마크 트웨인은 정신적인 속박을 받았고, 원고도 올리비어의 영향으로 내용이 달라졌다는 말이 있다.
《톰소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Tom Sawyer》(1876) 《미시시피강의 생활 Life on the Mississippi》(1883) 등의 걸작을 썼으며, 특히 《허클베리 핀의 모험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1884)은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아의 정신과 변경인(邊境人)의 혼(魂)을 노래한 미국적인 일대 서사시로 알려져 있다. 또 사회풍자가로서의 일면은, 남북전쟁 후의 사회상황을 풍자한 《도금시대 The Gilded Age》(1873, C.D.워너와의 공저)와 에드워드 6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왕자와 거지 The Prince and the Pauper》(1882) 등으로 알려져 있다. 1900년부터 191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크 트웨인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비판하고 반제국주의, 반전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반전 우화인《전쟁을 위한 기도 The War Prayer》(1905) 《인간이란 무엇인가 What Is Man?》(1906)와 미완성작으로 남은 《괴상한 타관 사람 The Mysterious Stranger》(1916) 에서 미국 제국주의문명에 대한 비관주의를 엿볼 수 있다.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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