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G를 찾아서
동부의 사립 고등학교 노스필드에 재학 중이던 압구정 출신 조기유학생 지훈(쥐)은 여자 친구 페이지를 임신시키고 만다. 페이지의 배가 점점 불러오자 두 사람은 나바호족 산파를 찾아 애리조나로 떠난다. 아들을 찾아 지구 반대편에서 단숨에 달려온 엄마 영미는 사건의 내막을 직감적으로 추리해내고, 미국 사는 사촌동생 켱킴, 페이지의 할아버지 토마스와 합세해 추격에 나선다. 지훈과 페이지는 이런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트럭운전사 휴게소 주차장에서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출신 애린을 구출한다. 그 결과 재스퍼라는 주차장 포주가 총을 챙겨 지훈을 추적하고, 재스퍼의 행로를 알게 된 영미 팀도 재스퍼를 뒤쫓으며 이야기는 하나의 서부 활극처럼 전개된다. 마침내 세 팀 모두 목적지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에 다다랐다. 물리적 결투가 심리적 결투로 승화하면서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라진 쥐를 찾아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에서 애리조나까지 사천 킬로가 넘는 거리를 달리며 소설은 인물들에게, 또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정말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김경현
한 곳에서 오래 정착했던 기억이 없다. 건설업에 종사한 아버지를 따라 열 살 때부터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지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아홉 살에 마당극을 읊을 만큼 신통한 아이였다가 갑자기 생소한 문화권에 놓이니 벙어리에 귀머거리가 됐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고등학교는 매사추세츠 주의 전통 있는 사립인 노스필드 마운트 허몬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다시 문학을 사랑하게 됐다. 인터넷은 물론 국제전화도 어렵던 시절 내내 한국 소설을 읽으며 마음의 고향을 찾았다. 그 다음에는 미국 동쪽 끝의 매사추세츠를 벗어나 중서부에서도 가운데에 있는 오하이오 주 오벌린에서 학사를 했다. 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배출된 오벌린에서 공부하며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문학을 하는 일에 한계를 절감하던 중, 평론에서는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이어 멀리 서부 끝, 엘에이에 있는 남가주대(USC) 영화대학원으로 진학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27살 때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동아시아 어문학과 교수가 되었다. 한국 대중문화, 특히 영화와 두 번째 사랑에 빠졌고 다수의 한국 영화인이나 문학인들을 어바인으로 초청해 미국 학계에 한국문화를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씨네21, 문학동네, 당대비평 등에서 꾸준히 비평을 한국어로 기고해왔다. 한편 비평에 그치지 않고 장편영화 「두 번째 사랑」(2007)과 「하녀」 (2010) 등의 작품의 기획제작에 참여했다. 또 「하녀」(1960)를 복원하기 위해 마틴 스콜세지를 직접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김경헌 작가는 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고, 소설과 영화의 내러티브에 몰두하면서 그 두 가지가 만나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성찰의 결과물로 이 책 『잃어버린 G』를 써냈다.
Part1 영미의 느닷없는 전화
Part2 노스필드, 메사추세츠
Part3 뉴잉글랜드의 디씨듀어스 숲
Part4 지난 봄학기에 일어난 쥐와 페이지의 연애 사건1
Part5 영미의 스칼릿 레터
Part6 지난 봄학기에 일어난 쥐와 페이지의 연애 사건2
Part7 영미의 헌신짝 이야기
Part8 토머스 도마스키스
Part9 영미와 미스터 도마스키스의 만남
Part10 지난 봄학기에 일어난 쥐와 페이지의 연애 사건3
Part11 언플랜드 페더런트후드
Part12 애린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Part13 1만 달러짜리 갬블
Part14 콜럼버스, 오하이오
Part15 지난 여름에 쥐고 본 한강
Part16 영미의 미시시피 강
Part17 쥐 가을학기 시작하다/영미의 세 번의 실수
Part18 밀리의 모방 임신/플래그스태프 제너럴스 치킨
Part19 영어의 몸/기아 소울
Part20 리얼 러브/총과 실탄
Part21 쥐와 애린의 만남/영사실
Part22 미처 쓰지 못한 켱킴의 페북 이야기/일부터 십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