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얼굴이 너무 뜨거워…….”



현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뜨거운 손길이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깜짝 놀란 현주는 취기가 달아나는 것 같았다. 수혁이 앉은 채 현주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녀의 옆구리에 묵직한 그의 머리가 기대어 있었다. 현주는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우뚝, 서 있었다. 현주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지만, 어지러웠다. 다시 자리에 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불쑥 수혁이 일어섰다. 현주는 그의 키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했다. 단단한 그의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다고 느끼곤 그의 팔을 밀어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강하게 그녀를 안아 잡고는 슬며시 입술을 내렸다. 현주는 미처 수혁의 얼굴이 다가오는 걸 보지 못했다. 어지러운 기운에 강하게 얽힌 그의 팔을 밀어내려 애쓰다가, 얼결에 그의 입술을 맞고 말았다. 깜짝 놀란 현주는 얼른 얼굴을 뒤로 뺀 뒤, 두 손으로 입술을 가렸다. 동그랗게 뜬 그녀의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 눈망울에 끌린 듯 수혁은 한 팔을 풀고 그녀의 두 손을 끌어내렸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촉촉한 그녀의 입술은 주민의 그것과 같았다. 수혁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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